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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토)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지향하며 : 글로벌 시대를 위한 제안

APEC CEO Summit
뉴질랜드, 오클랜드

친애하는 의장님, 그리고 참석해 주신 귀빈 여러분,

오늘 여러분 앞에서 연설을 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고 즐겁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를 초대해 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저는 오늘 두 가지 점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한국이 지난 1년 반 동안 경제위기를 어떻게 대처하여 왔는가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경제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다가오는 새천년의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건설하기 위해 APEC 회원국인 우리들이 함께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은 정책실패, 금융부문의 무모한 단기차입, 기업의 과다한 부채, 투자신뢰도 상실 및 헷지펀드 등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한국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치 못한 관행을 유지해 왔으며 그 결과 정경유착이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정부가 은행을 지배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과거 정부들은 이러한 환경을 교정키 위한 경제구조개혁 수행에 실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제가 맡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했으며 우리는 이러한 일을 신속히 실행하였습니다. 지난 18개월 동안 우리는 금융부문, 기업부문, 공공부문 및 노동부문 등 4개 분야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개혁에 우리의 노력을 집중하였습니다.

특히 우리는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를 위해 마련된 5가지 원칙에 따라 기업부문의 정리를 철저히 추진하였으며, 금융구조의 획기적인 개선과 이를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실현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노사정 위원회를 통해 노동시장에 보다 많은 유연성을 도입하였으며, 보다 더 조화로운 노사관계를 구현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정부부처를 합리화하고, 약 11,000개의 법령과 규제 등을 정비하여 이중 절반이상을 철폐하거나 개정하였습니다. 적대적 M&A를 허용하고 부동산의 외국인 소유제한제도도 획기적으로 완화하였습니다.

더욱이 외국자본, 기술 및 노하우를 유치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시행하였습니다. 금년 6월에 한국은 최초의 APEC 투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국내 자본시장에 있어서의 외국인 참여에 대한 제한조치들을 대부분 철폐하였습니다.

이러한 개혁조치들로 인해 한국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었습니다. 무디스, S&P, 피치 IBCA 등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국가신용평가 등급을 모두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하였습니다.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회복은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입수치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작년의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는 약 90억 달러였으나, 금년 8월까지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약 80억 달러에 달하였으며, 금년 말까지는 약 150억 달러에 이르러 전체 외국인투자는 잔액기준으로 GDP의 9%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는 여타 APEC 회원국들과 같은 수준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더욱 더 유입되기를 희망합니다.

구조조정의 추진으로 인하여 경제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금년 상반기 한국경제는 1% 이하의 인플레를 유지하면서 7.3%까지 성장하였습니다. 작년도의 경제성장률은 -5.8%를 기록하였으나, 금년도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약 7%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금리와 환율이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97년 12월의 대통령 선거 당시 39억 달러에 불과하던 가용외환보유고도 현재 65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저희 정부는 IMF의 차관을 일정보다 빨리 상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고, 우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많은 개혁조치가 진행중이거나 아직 이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도전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개혁을 완수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재벌들이 금년말 이전까지로 약속한 구조조정 조치들을 완료하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경제개혁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우리는 경제이외의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부패와 싸워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反부패법』의 도입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現 정부의 정치적 리더쉽에는 부패가 개입될 여지가 없으나, 공무원 사회내에는 여전히 많은 부정부패가 있습니다. 저는 높은 부패지수를 갖은 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낄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정치부문의 개혁 없이는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번영을 구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역적으로 분할·운영되고 있는 정당들의 형태를 개선하여 전국정당화 하는 노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정선거관리를 강화하고 정치자금의 모집과 운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도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할 것입니다.

바로 근로자와 중산층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회복의 결실은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저희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접근방법은 "생산적 복지"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복지의 개념은 단순히 혜택을 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의존성을 낳습니다. 그러나 "생산적 복지"는 교육, 문화, 의료서비스, 주거 환경 등을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과 사람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인적자원개발을 통해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 높은 수입과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토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중산층을 확대시키고 사회적 결속을 높이게 될 것입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이제 저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건설하기 위해 APEC 회원국들이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의 경제위기 이전까지 이 지역은 다양성과 경제의 역동성(dynamism)을 기반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습니다. 저는 곧 이 지역이 다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에 대한 저의 비전은 비단 과거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아·태지역은 새로운 세계경제질서를 형성하고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며 국가간의 격차를 줄여 나가는 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APEC은 새로운 세계 경제규범(new global economic norms)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APEC은 세계 금융체제의 개혁, 비관세장벽의 철폐, 산업기준과 인증제도에 대한 상호인증의 확대, 전자상거래 증진, 합리적인 노동과 환경기준 구축 등을 위하여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에 입각하여 APEC은 WTO 뉴라운드의 출범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국가들이 WTO에 가입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과 병행하여 APEC은 정부 차원 및 비정부 차원의 활발한 상호교류를 통해 EU나 MERCOSUR와 같은 여타 지역경제 블록과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APEC 회원국들은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ies)로 이행하기 위해 서로 제휴하여야 합니다. 20세기 산업시대에서 생산의 지배적인 구성인자는 자본, 노동 및 천연자원 같은 유형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점점 지식, 정보 및 문화적 특성과 같은 무형의 인자들이 새로운 성장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한국 정부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응용하도록 격려하는 차원에서 "新知識人(the new intellectual)"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소위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s)"를 양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PEC 회원국들은 지식기반경제로 이행하기 위한 능력측면에서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APEC은 정보산업, 전자상거래, 사이버 교육(e-education) 등에 대한 인프라 제공과 이러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전문가 교육 등에 있어서 협력강화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APEC 회원국들은 점차 늘어나는 국내적인 혹은 국가간의 경제적·사회적 불균형에 대해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다가올 지식기반경제의 시대는 지식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교육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APEC은 교육에 관한 협력을 증진키 위한 노력에 착수해야 합니다. 사이버 교육, 과학기술 이전, 직업훈련 및 평생교육을 통한 인력자원개발 등에 있어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이 지역의 기업인인 여러분들이야 말로 진정한 경제 주체들입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혁신과 경제번영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사업이 APEC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미래지향적인 추진력과 용기 없이는 아·태지역의 국가와 국민들은 정체하고 말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미래를 향한 노정에서 서로 도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간의 활발한 교류가 있기를 강력히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협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APEC과 APEC 회원국들에게 이익을 줄 것입니다.

사실상, 저와 저의 정부관료들이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전적인 목표는 바로 여러분의 사업이 더욱 잘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APEC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분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우리 함께 APEC이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쉽을 실현해 나가는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한국과 기타 지역에서의 개혁이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많은 흥미로운 기회를 한국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