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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을 위한 몇가지 제언' ]

▷ 김 대 중 이사장
▷ 아시아.태평양 평화재단
▷ 대한민국 서울

클라인 회장님의 과분한 소개에 감사드립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여러분과 자리를 같이 할 기회를 갖게되어 매우 기쁩니다. 오늘 제가 이곳 에 지팡이를 짚고 온 이유는 과거 군사정권하에서의 본인에 대한 암살음모로 인한 부상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지팡이를 다른 사람을 구타하는데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폭소)

오늘 저는 여러분께 미국이 아시아에서 당면하고 있는 세가지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북한의 핵문제이며,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들간의 바람직한 관계이며,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들을 곤혹하게 하고 우리의 인내에 큰 시련이 되어왔던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이 해결가능성에 대하여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의 지금 목적이 핵을 갖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외교적 최고목표인 대미 외교정상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김일성은 서방과의 외교관계 및 경제협력을 통하여 현재 그들 의 절망적인 경제적 난경으로부터 탈출하는 동시에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해방되어 자기 아들에게 안정된 정권을 넘겨주는 것을 절실하게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북한이 핵무기의 제조를 포기하지 않는한 서방세계와의 관계향상이 불가능합니다. 이 두가지는 양립될 수 없기때문입니다.

1953년 한국전 휴전당시까지 북한은 무력에 의한 통일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소련과 동구의 공산정권들이 붕괴한 이후 평양은 국제적 고립과 급속한 경제적 붕괴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북한은 일대 정책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즉 1991년에 김일성은 세가지 대 서방양보를 결단했습니다. 첫째로 북한은 과거 30년동안 반대해왔던 유엔동시가입을 수락했습니다. 둘째는 1973 년 이후 한국과 서방이 제의해 왔던 남북한에 대한 세계 각국, 특히 미.일. 중.러 4대국에 의한 교차승인의 수용입니다. 셋째로 남북한 상호간의 법적 실체(legitimate entity)로서의 존재에 대한 인정을 199l년 12월 남북합의서를 통하여 실행했습니다. 이러한 세가지는 김일성이 미제국주의와 남한정부에 의한 영구분단의 음모라해서 오랫동안 반대해 오던 것들이었습니다. 김일성은 온건론자들이 주장해온 양보를 통해서 미국과 서방세계로부터 외교적 승인과 경제적 지원과 매년 실시되는 팀 스피리트 훈련의 중단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로 북한내의 강경세력이 다시 힘을 얻어서 NPT탈퇴를 선언하고 일련의 호전적인 정책발언들을 해왔습니다. 북한은 어차피 망할 바에는 죽을때까지 싸우고 죽자하고 나서게 된 것입니다. 사실 전쟁을 하면 그들은 독자적으로 이길 군사역량은 없지만 수백만의 남한국민과 미국인들의 인명을 살상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한이 작년 3월 12일 NPT 탈퇴 결정를 발표했을 때 본인은 영국 케임 브리지 대학교의 객원교수로 있었습니다. 북한결정의 뉴스를 접하고 본인은 즉시 이 문제해결에 필요한 방안을 제안했었습니다. 중국과의 협조하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일괄타결 방식이 그것입니다.

일괄타결에서 쌍방은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가? 쌍방은 두가지의 양보를 상대에게 해야합니다. 북한은 핵야심을 포기하고 남쪽의 안보를 보장해야 합니다. 그러면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를 개시하고 경제협력을 제공하며 팀 스피리트 훈련의 중단을 포함한 대북안보 보장을 해 주는 것입 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러한 제안을 할 때 중국과 사전협의를 하고 그 협조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국은 북한핵의 보유를 미국 못지않게 반대하기 때문에 미국이 이러한 북한의 입지를 세워주는 제안을 했을 때 당연히 이 에 동조할 것입니다. 이것만이 확실한 해결방법입니다. 이렇게 일괄타결을 제안해서 북한이 이를 수락하면 최선이고 만약 김일성이 이것을 거부한다 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체면손상을 감수할 결심이 없는 한 경제제 재를 지지하지 않으면 안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의 해결은 우리에게 손해될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시간낭비를 해선 안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북한을 믿자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진의를 시험해 보자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현재 아시아.태평양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말한 바 '미국은 아시아국가'라고 자부한다면 미국은 이러한 아시아 사람 들의 마음을 바로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시아 사람들 에게는 자신의 생명보다도 체면이 더욱 중요합니다. 서방세계와 같이 '주고 받는' 방법을 존중하기보다는 동아시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위신을 존 중해 준다면 하나를 얻고 둘을 기꺼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반면에 만약 그들이 불쾌하게 생각한다면 자신에게 매우 유익할 수 있는 것까지 거부해 버릴 것입니다 이러한 아시아인들의 극도로 예민한 근본성격을 파 악한 후에야 정확한 판단의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며 그래야만 미국 외교정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고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미국의 진실한 친구도 얻게 될 것입니다.

세계에서 미국만이 인권을 외교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는데 미국의 이러 한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본인 자신도 이를 높이 평가하 고 있습니다. 나는 다만 미국이 아시아적 사고방식을 존중해야 하며 체면 을 존중하여야만 좋은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나는 미국의 내정에 간섭할 권한은 물론 없습니다. 미국의 아시아내에서의 행위가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 미국의 친구 입장에서 꼭 말씀드려야 할 것은 인권상황의 진보나 무역형태의 향상을 도모하는 중에도 아시아인의 사고와 체면을 분명히 존중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장기적 성공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이 중국의 올림픽 개최 신청 반대, 최혜국대우(MFN)문제해결, 또는 대 일본, 남한, 기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에 관련된 이해관계 증진노력을 하는 가운데 극도로 강압 적인 수단방법을 사용한데 대하여 우려하게 됩니다. 체면을 세워준다는 것 은 북한에 대해서는 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은 반세기동안 1인의 절대적 권위하에 통치된 나라입니다. 김일성의 체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 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최고의 요체는 김일성의 체면을 세워주는데 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서 얼마전에 매우 너그러운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즉 빌리 그래함 목사를 보내서 김일성에게 구두메세지를 전한 사실입니다. 세계 최강의 나라 대통령이 김일성에게 먼저 사람을 보내고 메세지를 보낸 것으로 그의 체면은 크게 세워졌습니다. 그 후 북한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문제에서 상당한 양보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본인은 그래함 목사의 방북파견이 북한의 태도변화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듣기에는 미국의 중재하에 IAEA와 북한간에 핵사찰에 관 한 고무적 사태 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이 당면한 중국북한과 의 관계를 전환시키기 위해서 국제적으로 존경받고 특히 중국과 북한에서 신뢰를 받으며 클린턴 대퉁령과 유사한 생각을 가진 원로 정치인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의 사자(使者)파견은 중국과 북한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김일성이 최근에 미국언론과의 회견을 통해서 놀라운 타협의 제스처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핵문제의 해결론은 물론, 심지어는 그의 방미 희망까지 표시하고 미국에 와서 사냥과 낚시를 즐기며 친구도 사귀고 싶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미국이 이 기회를 놓지지 말고 김일성의 방미희망 발언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미국을방문 하는 것 자체가 한반도 50년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키는 가장 큰 신호가 될 것입니다. 그의 방미는 유엔총회 참석의 형식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내셔널 프레스 클럽 같은 권위있는 기관이 초청하면 어떻겠습니까?

이상 말한 사절의 북한파견은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한국정부와 밀접한 협의를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한미간의 관계에 이간을 할 수 도 있습니다. 미대통령의 사자의 임무가 한국의 협력없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미관계에 관하여 몇마디 하겠습니다. 첫째, 한반도에서의 미군주둔은 앞으로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는 북한에 대한 방위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미군의 철수로 인하여 일어날 한반도의 군사적 진공상태를 방지하고 따라서 동아시아 지역의 세력균형의 흔들림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둘째, 미국은 6자간[2+4] 의 동북아 다자간 안보체제를 형성, 상호협력체제 유지를 주도해주기 바랍니다. 이 6개국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와 일본입니다. 동아시아의 축소된 형태의 유럽안보협력체제(CSCE)입니 다. 미국만이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본인은 다자간 안보협력체 제가 한미양국의 현존하는 안보체제를 대체하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셋째, 한국은 미국의 세계에서 여덟째의 무역 파트너입니다. 양국은 장기적 상호이익을 위하여 계속해서 훌륭한 우호적 파트너가 되기를 바랍니다. 첨가하건데 양국의 모든 무역분규가 화목한 분위기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일방적인 압력없이 잘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넷째, 미국의 일부에서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과정에 때때로 보인 바있는 지나친 긴장 조성이나 전쟁지향적인 태도는 한국민의 우려와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한미양국의 당국자들은 보다 큰 인내심과 자신을 갖고 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본인은 미국과 북한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간의 불편한 관계에 관하여 오랫동안 심려해 왔습니다. 저는 저의 이 짧은 연설이 동아시아에 대한 바람직한 미국정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양국간의 상호이해와 협력 증진에 기여했으면 하는 희망입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